<p></p><br /><br />지난 달 4일, 경남 거제에서 폐지 줍던 노인을 무참히 살해한 이 남성, 재판에 넘겨졌는데요. <br> <br>술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첫 재판을 앞두고는 법원에 세 차례나 반성문을 냈습니다. <br><br>"가족을 부양해왔고, 군 입대로 인한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"는 내용입니다. <br> <br>이처럼 무참한 범행을 저지르고는 조금이라도 형량을 줄이려는 범죄자들, 법원에 '반성문'을 제출하는데요. <br><br>딸의 친구를 무참히 살해한 '어금니 아빠' 이영학 씨도 항소심 재판부에 25차례나 반성문을 냈습니다. <br> <br>재판부는 반성하고 있는 측면을 고려해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했습니다. <br> <br>배우 송선미 씨 남편 살해범도 2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사실 등이 인정돼 항소심에서 형이 대폭 감형됐습니다. <br> <br>그렇다면 이런 반성문 작성, 반드시 본인이 작성해야 하는 걸까요. <br> <br>'반성문 대필'을 검색해봤습니다. <br> <br>여러 개의 사이트 목록이 뜨죠. <br> <br>"억울하고 간절한 마음을 전하겠다", "당사자의 마음으로 이심전심 표현하겠다"며 <br> <br>다양한 범죄자들의 반성문을 대신 작성해주는 겁니다. <br><br>A4용지 2장을 기준으로 9만 원, 2~3일이면 충분하다는 설명에 <br><br>분량 추가나 긴급 처리 옵션도 버젓이 홍보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직접 한 곳에 연락해봤더니 10분 만에 메신저 답장이 왔는데요. <br> <br>연령에 맞춰 작성해주는 건 물론, 2건 이상을 의뢰하면 할인해주겠다는 제안도 내놓습니다. <br> <br>대필업체들은 지인들이 선처를 호소하는 '탄원서'까지 추천합니다. <br> <br>[대필 업체 관계자] <br>"탄원서로 효과를 좀 더 볼 수가 있는데요. 자필로 안 옮기셔도 되고요. 하단 부분에 관계하고 서명만 부탁을 드리면 될 것 같아요." <br> <br>그런데, 이렇게 쓴 반성문과 탄원서 과연 효과 있을까요. <br> <br>판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. <br><br>반성문과 탄원서로는 피고인이 반성의 정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법정에서 확인 절차를 거친다는 겁니다. <br><br>쉽게 쓴 가짜 반성문은 법정에서 인정받기 그만큼 어렵습니다. <br> <br>지금까지 사건파일이었습니다. <br> <br>성혜란 기자 saint@donga.com
